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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ecords

편지


안녕
난 매일같이 하루를 보내고 있어
아빠를 닮아 무기력하고 실행력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야
부정적인 사고회로도 꼭 아빠를 닮았어
최근 새로 취업를 했어
이번이 두 번째 직장이야. 아빠은 직장인의 날 한 번도 보지 못 했지
거긴 어때. 난 지금도 가끔 상상을 해
아빠의 마지막 가는 모습. 그리고 내가 저승과 이승 사이에 붕 떠있는 모습
그것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허무해져
정말 사는게 뭘까?
의미없이 살다가도 때론 의미없이 살아가는 삶에 대해 징함을 느껴
아빠는 나에게 최선을 다 하라고 했잖아
그런데 난 지키지 못 했어
내가 최선을 다할만큼 난 살고싶지 않은가봐
정말 웃기게도, 죽고 싶지도 않아
단지 살아있고 싶지 않을 뿐
아빠도 그랬어?
아니, 아빠는 살고 싶었어?
미안해
언제 한번 찾아갈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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