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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eview

세상어디에도없는 착한남자

내가 애정하는 이경희작가의 작품
특유의 쓸쓸한 독백 대사가 참 좋았던 드라마


# 공허한 눈빛의 강마루 +모성애 유발

이경희 작가가 강마루 역에 송중기를 캐스팅한 이유를 난 백퍼센트 이해할 수 있다
이경희 작가는 왠지 눈빛이 쓸쓸하고 휑~ 하면서 동시에 모성애를 불러일으키는 남자를 선호하는거같다고 느낀게 바로 미사의 소지섭이었다.(+함틋 김우빈도 비슷함)
난 송중기의 눈빛에서 소지섭의 슬픈 눈을 떠올렸다
살아있는데 마치 죽어있는 느낌이랄까..



강마루는 한재희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, 서은기를 이용해서 재희에게 복수를 하지만, 사실은 그 복수의 의미도 마루가 한재희을 지독히도 사랑했기 때문에 그녀를 피튀기는 금수저 세계로부터 떨어뜨려놓기 위함이었다
(ㄹㅇ찌통..)

이 남자는 바텐더로 일하며 온갖 여자들과 교제하는 나쁜 놈이지만 동시에 그 돈으로 이복동생을 먹여살리고 재희를 위해 깜빵에 가기도 하며, 또한 서은기를 위해 죽음을 불사하기도 한 참 호구같은 남자다

송중기가 그러한 모순적인 양면의 캐릭터 연기를 너무나도 잘 표현해냈다
결국에는 시청자로 하여금 강마루는 착하디 착한 남자다, 라고 인식하게 할만큼.




# 주체적이고 참 서은기다운 서은기

요즘에야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여자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지만 이 당시에는 잘 없었다
그 점에서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서은기 캐릭은 참 눈에 띄었고, 많이 독특했다


서은기는 부모의 사랑도 못받고 태산(서은기 아빠 회사)의 비밀병기처럼 혹독히 자란 캐릭터이기 때문에
항상 가시가 돋아있고 상처가 많다
이런 까칠한 여자캐릭터는 당시에도 꽤 많았다
하지만 그 중 서은기가 돋보였던 이유는, 독하고 상처투성이로 자란 서은기 ‘그 자체’ 였기 때문이다

극 중 강마루가 워낙 임팩트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여주가 남주에 묻힐만도 한데, 오히려 은기는 강마루와 쌍방을 이루며 아슬아슬하게 누가 더 세나? 누가 이길까? 마치 줄타기를 하는 듯한 캐릭터 경쟁력이 느껴졌었다
난 공주의남자 이세령에 이어 문채원의 서은기에 열광했었음....ㅋㅋㅋㅋㅋㅋ 아직까지도 서은기는 나의 롤모델이자 거울같은, 소중한 캐릭터로 남아있다ㅠㅠ



후반부 기억을 잃은 서은기가 답답하게 느껴졌던 건
내가 까칠한 서은기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었당..




# 애증의 관계


강마루와 서은기는 애증의 관계다
잘생기고 인기많은데 어딘가 아파보이는 이 남자가 까칠하고 도도한 여자를 좋아한다는, 클리셰적인 클리셰로 시작하지만, 마루의 계략을 알고 큰 배신감을 느낀 서은기가 마루를 사랑하면서도 혐오하게 된다는 설정으로 클리세는 깨진다

은기는 결국 마루와 함께 죽으려한다.(명장면)
은기가 마루의 차로 돌진할 때 그 증오심 어리고 상처받은 눈을 잊을 수가 없다..




# 독백


내가 이경희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
특유의 쓸쓸하고 차분한 독백이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
착남에서도 그렇다
강마루의 쓸쓸하고, 온갖 상처로부터 체념한 듯한 그 무뎌진 어투의 독백이 드라마의 감성과 너무 잘 어우러진다
난 지나치게 감성적인 나레이션보다 이런 뭉툭한 독백이 더 슬프더라. 포기를 한 사람에겐 잃은 것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



마지막 청혼장면,
은 명장면.....ㅠㅠ
은기야 마루야 보고싶어....




# 인상깊은 오프닝, 그리고 ost


착한남자는 오프닝부터 정통멜로다
오프닝은 항상 스킵하지 않고 볼 정도로 참 인상깊은 장면이다. 마지막화 오프닝에서는 송중기가 웃는 모습으로 바뀜
오프닝까지 세심하다ㅠㅠ






# 후기


내가 착남을 볼때 십대였는데 그 땐 이십대 후반인 송중기와 문채원이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다
그러나 비슷한 나이 또래가 되고나서 다시 본 이 드라마 속 그들의 연기는, 정말로 대단했다
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통멜로를 둘이서 이 정도로 이끌어 나갔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다

사람들이 송중기 인생작이 태후라고 말하지만
나는 감히 착한남자라고 말하고 싶다
송중기는 순정파에 상처가 많은 역할이 제일 잘 어울린다. 오히려 그 지고지순한 면모가 남자다워보임
송중기의 강마루와 문채원의 서은기는 정말 최고였다
다시는 이런 정통멜로 명작이 나올까?
착남 이후로는 못봤는데 문채원이랑 송중기가 다시 정통멜로나 아님 사극!!! 으로 만나길 바래본다 🙏🏻❤️
(십년 넘게 존버ing...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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